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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10/3, 2014

video installation show "Glitched Recor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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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17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77-17번지 지하1층
화-토11am-7pm | 일 2-6pm | 월 휴관
관람시간 외에 방문을 원하시면 010 4211 1171 | yijoohyun@gmail.com 로 예약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17717.co.kr
http://www.facebook.com/project17717

http://www.neolook.com/archives/20140923g

몇 해 전 나의 유년 시절의 가족의 일상이 담겨 있는 아날로그 홈비디오를 우연히 재생해 보게 되었다. 십 여 년이 넘도록 집안에 방치되어 있었던 이 비디오 테이프들은 이미 많이 손상되어 있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매체로 넘어오는 과도기적인 세대에 속한 나로서는 세월에 의해 비디오 데이터가 물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 비디오 테이프가,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그들에 대한 나의 희미하고 불완전한 기억과는 달리, 완전하고 객관적인 유일무이한 ‘기억 보조장치’가 될 것이라는 나의 기대가 무너지는 경험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 온 기억의 속성은 무의식과 의식의 외부 자극에 의해 왜곡, 외부 매체의 개입으로 인한 기존 기억과의 전치, 이상화 작용 등을 통해 불순물이 섞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정 순간만이 반복되어 기존의 내러티브가 파괴될 수 있다. 또한 기억은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고, 무의식 중에 발동하는 자신의 방어기제와 욕망의 발현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증폭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그런데 비디오라는 기록장치 역시 그 매체 자체가 본질적으로 가진 비물질성에서 기인한 존재적 불안(정)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비디오 테이프에서 간헐적으로 발견되는 손상된 구간들은 나에게 그러한 속성들을 슬쩍 보여주는 틈으로 여겨졌다. 그것은 또한 기록매체가 다 담아내지 못한 기억의 ‘뒷모습’을 드러내 줄 지도 모르나, 영원히 미끄러질 수 밖에 없는 속성을 지닌 또 다른 관점 혹은 통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나는 재현과 기록보존의 실패를 본질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그 거친 시각언어에 미학적으로 매료되었다.
전시의 제목에 쓰인 “glitch”라는 용어는 디지털적인(코드나 데이터의 손상 또는 버그) 혹은 아날로그적인(물리적인 손상 또는 변형) 에러 또는 훼손된 상태를 말하며 그러한 이미지나 비디오를 활용하여 재창조하는 시각예술 장르를 “glitch art ”라고 한다.
본 전시는 found footage와 홈비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앞서 언급한 기억과 기록의 ‘glitch’적인 특성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의 실험이다. 본인의 수중 퍼포먼스와 홈비디오 영상이 반구 위에 프로젝션 되어 반구 아래에 누워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2013), 홈비디오 클립을 의도적으로 손상시켜 반복 재생하는 (2012) 그리고 작가가 수집한 결혼식 비디오로 만든 신작인 (2014) 등을 통해 기억과 기록의 불완전한 틈이라는 확장된 범주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4.9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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